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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이하 '사랑.소묘')는 신, 구세대의 각기 다른 다섯 커플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평범한 사람들의 다섯 가지 사랑 이야기라니, 그동안 필자가 접해 왔던 뮤지컬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는 점에 눈길이 갔다.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뮤지컬'이라는 공연은 큰 공연장에서, 하나의 커다란 서사를 풀어나가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랑. 소묘'에서는 보편적인 일상에서 끌어올린 이야기가 병렬적으로 전개된다.
'사랑.소묘'는 '소묘'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우리 가까이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를 세밀하게 그려낸다. 색채 없이 선만으로 대상을 깊게 관찰하는 소묘처럼, 어떤 화려한 치장도 덧붙이지 않고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내는 것이다. 춤과 노래로 스토리를 강렬하게 전달하는 '뮤지컬'보다, 삶의 모습을 여러 시각에서 찬찬히 바라보는 '연극'이 먼저 떠올랐던 이유다. 그러나 본 공연은 1996년 초연한 연극을 기반으로 재탄생한 뮤지컬로, 연극을 기반으로 하는 뮤지컬이 가질 수 있는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것 같다.
또한 다섯 개의 에피소드가 보여줄 사랑 이야기, 서로 다른 매력이 기대된다. 다섯 커플은 노총각 노처녀, 전라도에서 상경한 부부, 대학교 선후배, 사별한 부부, 황혼을 맞이한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다양하다. 공연은 세대도, 사랑의 방식도 모두 다른 커플들이 서로 사랑하고 갈등을 겪는 모습을 '소묘'로 그려낼 것이다. 그들의 사랑을 따뜻한 시선으로 들여다 보되, 과장이나 억지 없이 담백하게 담아내는 것이다. 그 모습을 통